꽃씨를 배달하는 우체부
한 황량한 시골에 젊은 집배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마을 부근의 몇 십리 거리를
매일 오가며 우편물을 배달했습니다.
어느 날 젊은이는 마을로 이어진 거리에서
모래 먼지가 뿌옇게 이는 것을 바라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나,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이 길을 오갔는데,
앞으로도 나는 계속 이 아름답지 않은
황폐한 거리를 오가며 남은 인생을 보내겠구나."
젊은이는 정해진 길을 왔다갔다하다가
그대로 인생이 끝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풀꽃 한 송이 피어 있지 않은 황폐한 거리를 걸으며
젊은이는 깊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그러다 그는 무릎을 탁 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그것이 매일 반복된다고해서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그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내 일을 하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름답게 만들면 되지 않은가!"
그는 다음날부터 주머니에
들꽃 씨앗을 넣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우편배달을 하는 짬짬이
그 꽃씨들을 거리와 길섶에 뿌렸습니다.
그 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고 젊은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우편물을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걸어다니는 길 양쪽에는
사계절 노랑,빨강,초록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그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