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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경기 관전평 18) 2025 윔블던 결승전 밤샘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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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평량 댓글 1건 조회 128회 작성일 25-07-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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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윔블던 결승전 밤샘 관전 포인트

 

내가 이 나이에, 남의 나라, 20살 초반의 젊은이들 경기를 보려고

밤샘을 하다니.

나의 테니스 실력 향상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경기를...

요즘은 왠만해선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중요한 경기를 하더라도

저녁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잠을 청하기 일쑤였는데 말이다.

 

12시가 훨씬 넘어 늦어졌던 경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었다.

어쩌면 맥없는 경기, 지금까지 둘의 맞대결에서 특히 최근의 주요

경기에서 알카라스 5연승, 일방적인 흐름이어서...

 

직전 프랑스오픈에서 시너가 트리플매치 등의 결정적 찬스를 잡고도

결국 역전패를 하는 등의 경기를 계속 보아 온 터라 오히려 승패는 

실력보다는 이번에도

멘털적인 면에서의 징크스가 더 많이 작용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

시너에 대한 실망감까지 갖게 되었다는 평가가 결코 근거가 없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알카라스의 일방적 승리의 결과가 나오든지,

팽팽하더라도 결과는 저번과 같이, 5연승의 질주를 깰 수 있겠느냐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1세트가 알카라스에게로 넘어갈 때 이번에는 더 빠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섣부를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2세트 들어

현역 최고의 파워와 완벽함을 지닌 시너의 포핸드, 백핸드 다운더라인이

터지면서 단 한 번의 브레이크로 2,3세트가 순식간에 시너에게로

넘어오고 말았다.

 

그러나 마지막 포인트까지도 긴장을 풀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둘의

경기가 그랬듯이 누구도 섣부른 예측을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엔 정말 달랐다. 이 예측불허의 상황을 비웃기나 한 듯이 시너는

당황한 샷이 더러 있었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우리가 우려해왔던

지난 번의 시너가 아닌 강심장을 지니고 있음을 이 경기를 통하여

재삼 확인, 확인하여 주고 있었다.

 

4세트에서도 일찍부터 브레이크에 성공한 시너, 2세트까지 단 하나의

서브 에이스도 없었던 시너가 자신감을 찾으면서부터는 거의 매 게임

에이스를 펴부으면서 경기를 주도했고

스트로크에서도 파워와 정확도가 앞서며 자신의 게임 포인트를 꾸준히

지켜내고 있었다.

그렇게 경기는 3:1 시너의 완승이라 할 내용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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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히려 나를 놀라게 한 건 이제부터였다.

둘의 관계는 최근의 상황대로라면 그저 우리가 말하는 라이벌

정도가 아니다.

특히 시너의 입장에서 보면 5연패, 세계 1위가 알카라스만 만나면

그것도 가장 큰 메이저대회에서 다 이긴 경기를 계속 역전패로

넘겨주면서 강박관념까지 느껴지면서, 그야말로 흔히 말하는 

복수의 칼을 갈아 왔고, 이제 설욕을 한 셈이다.

알카라스도 코칭스테프도 결코 느슨하지 않았다. 윔블던 3연패,

금세기 1인자의 위치를 굳히려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저들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서 나는

다시 놀랐다. 정말 표정만으로는 정말 누가 승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

지고 나서도 패자인 알카라스가 승자인 시너를 한참 동안이나

안아주는 장면, 그리고 시상식에서 상대에 진정으로 칭찬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들이 방금전까지 주요 포인트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거의 적대감을 품은 듯 상대를 노려보던 라이벌 맞나? 

저들의 테니스 문화가 그냥 수십 억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게

아니구나 하는 부러움과 우러름,,, 

그러면서

얼마전 프랑스오픈에서 치욕적인 역전 패배를 당한 그런

분위기에서도 관중들의 싸인 요청에 차근차근 응해주었다는

시너의 뒷 이야기까지,


그런데 어떤 선수는 자기보다 하수에게 졌다고

악수도 하지 않고 퇴장하여 구설수에 오른 이야기들이 오버랩되며,

 

정확히 새벽 04, 내겐 너무나 익숙하지 않는 시간,

정작 내가 밤을 새워 보면서 얻은 것이라면 이들의 어마어마한

플레이보다는 오히려 이렇게 어린 22~23살의 젊은이들이 보여주는

훌륭한 매너였지 않았을까 수 차례 되뇌이며 

한참이나 뒤척이다 쪽잠을 후회하게 될 나

자신을 그나마 위로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댓글목록

킹스맨님의 댓글

킹스맨 작성일

좋은내용입니다~
우리모두 서로 반목하는 테니스 말고, 즐겁고 행복한 테니스 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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